성지 순례 후기
  이성준   2008/03/3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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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는 연합MT란 말 대신 '성지 순례'란 조금 거창한 이름을 붙이고 싶습니다.

학부 최정욱 회장, 교육대학원 최효민 회장의 물샐틈 없는 준비와 학과 조교 선생님, 학과장님의 조언과 도움으로 '성지 순례'를 무사히 마치게 된 것 같습니다.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.

저는 사실 학부와 석사과정을 제주대학교에서 마쳤기 때문에 늘 단국대학교는 낯선 공간이었습니다. 먼 그대들과의 만남은 늘 어색했고, 천국의 이방인처럼 외톨이였습니다. 그러다 학과장님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저는 쾌재를 불렀습니다.
'이제 물 만난 제비가 되는구나.'
솔직히 '성지 순례' 말씀을 듣는 순간 저의 감정은 그랬습니다. 제가 꿈꾸던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.
대학원은 자기 전공을 깊이 그리고 넓게 뚫는 과정이긴 하지만 사람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 과정이라고 생각했기에, 늘 교육대학원이나 학부와의 관계가 아쉬웠었습니다.

학부, 교육대학원, 대학원 대표가 한 자리에 모여 첫 만남을 가졌던 날, 저는 단국인이란 사실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. 낯선 곳이 아니라 이곳은 내가 숨 쉬고 살아가는 공간이란 사실을 처음 깨달았다면 과장일까요. 아무튼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.
학과장님과의 만남을 통해 '나는 이 곳에 제법 튼실한 뿌리를 내리고 있었구나.' 싶었습니다. 시간 만큼 뿌리가 자라는 건 아닐텐데 벌써 제법 튼실한 뿌리를 갖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. 뿌리를 잘리운 식물이란 생각에, 늘 낯설었던 공간이 하루 아침에 내 뿌리와 영혼을 묻을 공간이라니. 그런 의식을 일깨워준 모든 사람들과 일들이 고마웠습니다.

수업에 쫓기며 화요일날만 뻔질나게 찾았던 한남동과 죽전 캠퍼스가 이젠 내 땅이라는 생각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지만,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습니다. 황홀한 노예근성을 직감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등학교 선생이라 저녁 시간에나, 그것도 일 주일에 한 번 정도 모임을 가지며 준비하기를 20일 여. 드디어 우리는 마니산으로 가게 되었습니다.

"영산(靈山)은 쉽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겠죠?"
출발 당일 아침, 봄비가 내리는 강남역 5번 출구 앞에서 학과장님을 뵈었을 때 저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스스로를 위로해야 했습니다. 안 그래도 불안한데 학과장님마저 불안해하면 모두가 휘청일까봐 학과장님에 대한 위로 겸 자위의 말을 뱉었습니다. 글쎄요. 학과장님은 흐린 눈으로 하늘을 쳐다보셨고, 저 또한 어두어지는 눈으로 빗줄기를 맥없이 응시했습니다.
"이 비를 욕할 수 없어. 농촌에서 얼마나 바라던 비야."
조금 늦게 도착하신 신종한 교수님의 첫 마디. 역시 촌로(村老)답게 한 마디 하시고는 "너무 걱정 말어. 이 정도면 괜찮겠어."하시는 말씀에 괜시리 힘이 났습니다. 강행군이다. '바단들 육진들 싸울 곳을 가릴소냐' 갑자기 20여 년이 지난 군가 한 토막을 되씹으며 버스에 올랐습니다.

*시간 관계상 1부 끝. 2부를 기대하시라. 커밍 순(순이가 온다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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